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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25일 금요일

여운이 남는 영화, <레옹>

 

뤽 베송(Luc Besson)의 영화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감독의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다지 예술성 깊은 영화라는 느낌도 들지 않고, 그렇다고 절묘한 스토리 라인이나 반전이 있는 영화도 아닌 것 같은데, 재미는 있으면서 또 동시에 싸구려라는 느낌도 들지 않습니다. 1994년 개봉된 영화 레옹은 그의 영화 중에서는 가장 상업성이 있는 영화로서 비교적 국내 팬들에게도 좋은 호응을 얻은바 있는데 이번에 국내 개봉시 포함되지 않았던 20여분의 장면이 복원된 언컷 버전이 새로 출시되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고독한 킬러와 12살 소녀의 애절한(?) 사랑과 죽음의 이야기... 레옹을 간략하게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주인공 레옹(장 르노)의 직업은 킬러입니다. 그가 보여주는 킬러로써의 솜씨는 과히 환상적이어서 대항하는 무리들은 그의 움직임을 눈치 챌 수 없고 그에게 총을 겨눌 시간도 갖기가 어렵습니다. 어떤 감정도 없이 상대를 살해하고 임무를 완수하는 그가 가지고 있는 한가지 원칙은 "여자와 아이는 죽이지 않는다(No Women, No Kids)"이니 영화에서 보여지는 그의 모습은 멋있는(cool) 프로페셔널 킬러 그 자체입니다. (그레서인지 미국에서는 영화제목이 『The Professional』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도 한가지 약점을 지니고 있었으니 그는 너무나도 고독하고 순수한 인물이라는 점입니다. 그의 유일한 친구인 화분 속의 화초는 말이 없고, 대지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는 측면에서의 그의 고독을 대변하며 바람에 흩날리는 화초라는 면에서 너무나도 약한 레옹의 마음을 나타내는 상징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 그가 12살짜리 소녀 마틸다(나탈리 포트만)를 만나면서 레옹의 환경에는 커다란 변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레옹과 마틸다는 감독이 만들어 낸 전형적이고 작위적인 인물들입니다. 마음속 깊숙이 외로움과 유약함을 지니고 있는 냉혹한 킬러라는 다소 이율배반적인 설정과 그의 닫힌 마음을 여는 어리고 착한 불량소녀의 이미지는 현실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인간관계의 조합입니다.

이런 설정 속에서 대립관계의 한쪽 끝에 악의 상징으로서 부패한 마약감독 공무원 스텐필드(게리 올드만)를 마틸다의 복수 대상으로 놓음으로써 관객들은 곧 레옹과 스텐필드의 대결이 이루질 것임을 직감하게 됩니다.

 

기존에 국내 개봉작과 비디오 출시작에서는 레옹과 마틸다의 관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제외된 체 시중에 나온 바 있습니다. 이번 언컷 버전에서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의 설정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레옹이 마틸다를 데리고 실습을 하는 장면들입니다. 기존 개봉작에서 레옹은 마틸다에게 건물 옥상에서 간단한 훈련을 시키는 장면만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완전판에서는 레옹이 마틸다를 직접 데리고 다양한 실습을 하는 장면을 삽입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레옹이 스텐필드에게 수류탄의 안전핀을 쥐어 주며 "마틸다의 선물(this is from Mathilda)"이라고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만, 이 추가된 씬에서는 링 트릭(ring trick)이라는 설정으로 그 마지막 장면의 복선이 보여집니다.

 

다른 하나는 레옹과 마틸다의 베드신입니다. 물론 둘간의 베드신은 진짜 침대 위에서 찍었다는 면에서의 베드신이지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그런 장면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장면은 영화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를 담고 있는데 마틸다가 레옹을 남자로 사랑했다는 것과 레옹 역시 마찬가지로 마틸다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관객들은 알게 됩니다. 특히 레옹이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뉴욕으로 건너와 19살의 나이에 킬러가 되는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우유만 마시고 의자에 않자 잠을 자는 킬러로서의 그의 삶을 이해하게 됩니다.

 

영화의 후반부 레옹의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총격전에서 아파트 환기구로 마틸다를 떠나 보내며 레옹과 마틸다 주고받는 말들은 두 사람의 베드신이 빠지고서는 온전하게 설명이 될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영화를 이끌어 가는 세 인물의 연기는 매우 훌륭합니다.

장 르노는 킬러의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하는 복장상태로 관객의 혼을 빼놓을 만한 솜씨를 보여주다가도 어느덧 약간은 멍청한 모습으로 그의 유약한 심리상태를 표현해 냅니다. 나탈리 포트만 역시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레옹에게 다가가는 어린 여인의 심리상태를 완벽하게 표현해 냄으로써 극의 긴장도를 늦추지 않습니다. 게다가 게리 올드만의 악역에 대한 소화력은 너무나 탁월해서 악역 전문배우로서의 그의 배우 역사상 가장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 주고 잇는 것이 아닌가 나름대로 판단해 봅니다.

 

뤽 베송의 『레옹』은 어느 면으로 보나 작위적인 인물 및 배경설정을 통해 극을 이끌어 나가는 화끈한 액션 영화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영화의 겉모습일 뿐 실제로는 레옹과 마틸다가 보여주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 그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레옹에게 마틸다를 만나기 이전의 삶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듯이 이 두사람의 관계에 대한 유려한 전개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비현실적 액션 영화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평가를 하자면 5점 만점에 4점을 주고 싶습니다.


뤽 베송의 작품 중 시청한 영화로는 본 작품을 비롯해서 『그랑블루(The Big Blue, Le Grand Bleu)』(1988), 『니키타(Nikita)』(1990), 『제5원소(The Fifth Element)』(1997) 등인데 그의 작품들은 시각적으로 매우 화려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를 이용해 대화면에서 시청한다면 감동의 깊이가 가장 많이 증폭될 수 있는 감독이 바로 뤽 베송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만 최근의 작품들은 그다지 감동의 깊이가 느껴지기 힘든 작품들이라는 것이 다소 문제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 HifiClub에서 가져왔습니다.

 

2009년 8월 31일 월요일

그대가 바라는 영원 ~Next Season~

밤하늘에 별이 반짝이는 것처럼
하나된 마음은 떨어지지 않아
설령 이 손을 놓친다 하여도
두 사람이 잊지 않는 한...

 

 

 

 

꿈은 소중하단다
그래서 꿈을 이루기 위해선 많은 희생을 치르게 되지
가족과의 시간 친구와의 시간 연인과의 시간
그것들이 전부 희생되지
바라든 바라지 않든
너도 그렇지?
기록 영점 몇 초를 줄이기 위해 얼마나 시간을 소비했는지
하지만 그 때문에 지금은 언니랑 싸우고 있어
만약, 네가 수영 연습 시간을 언니와의 대화에 사용했다면?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
하지만 그게 꿈을 이루는 대가야
현재 넌 가족과 친구와의 시간을 희생해서
영점 몇초라는 꿈을 얻었겠지?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무언가를 얻기 위해선 무언가를 희생해야 하니까
꿈을 이루는게 좋은 것만은 아니야
반드시 무언가가 희생돼
그건 자신뿐만이 아니야
가까운 사람일수록 희생되기 쉬운 법이야
나루미는 착해, 하지만 너무 착해서 문제지
타인을 사랑한다는 건 뒤틀린다는 뜻
시간과 꿈, 가족과 친구, 자기자신을 버리기 십상이고
그래서 괴로운거야
스즈미야와 나루미는 분명 그런거야
넌 그런식으로 타인을 좋아한 적 있어?

 

 

 

 

 

그럼, 우선 네 생각을 말하는 것부터 시작하렴
그래도 확실히 물어봐야해
장래에 그와 함께하려면 말이지
가족이 되면 매일 폐를 끼치게 될 거야
화내고 울고 슬퍼하고
하지만 그건 당연한 거란다
왜냐면 서로 다른 인간이 함께 살면서
같은 시간을 보내는거니까
그래 너도 타카유키도 서로 다른 인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서로 다른 인간
가족이 된다는 건
다른 길을 걸어온 다른 길 위의 두 사람이
함께 같은 곳을 목표로 하는 거란다
우리집도 그래
다른 길을 걸어온 아빠랑 엄마가
같은 목적을 위해 세운 거란다.
너와 아카네와 새로운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거란다.
그래, 그러니까 괜찮아 민폐를 끼쳐도
가족이 되는 사람에게 사양할필요도,
겉치레할 필요도 없는거야, 너의 진심을 내비쳐도.
괜찮아, 너희는 그 사고를 극복했잖니
두려울 건 아무것도 없어, 알았지?

 

 

 

 

[여보세요? 어쩐 일이야?]
[있지, 네가 와줬으면 하는 곳이 있어]
[지금?]
[응.]
[알았어, 마침 아르바이트도 끝났으니. 그런데 어디로?]
[실은 이미 밖에 있어]
[밖이라니..]
[히이라기쵸 앞이야, 그 공중전화가 있던 곳]
[하루카, 어째서 그런 일을!]
[지금부터야,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는거야 우리의 시간을]
[알았어, 거기 그대로 있어. 바로 갈테니]
[응.]

 

-하루카..
-타카유키..와줬구나.. 미안해, 미안해..
-괜찮아, 괜찮아 하루카
-어떻게든, 어떻게든 여기서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될것 같았어
난 타카유키랑 함께 나아가고싶어, 계속 함께 걷고 싶어.
조금씩이라도 좋아, 조금씩이라도 좋으니까 함께 걸어줬으면 해
-미안해, 불안하게 해서.. 미안해, 하루카
-이젠 괜찮아, 난 이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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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키미노조는 미츠키 루트로의 엔딩으로 끝나는 애니메이션이다.

하지만 하루카 루트를 원하는 많은 사람들때문에 OVA Next Season이 만들어졌다고...

나 또한 미츠키보다는 하루카쪽으로 이뤄지는걸 바랬기 때문에, 보는동안 흐뭇했다.

서로의 꿈을 찾아, 그리고 사랑을 찾아.

 

(OVA는 본편을 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할수 없는 부분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꼭 내용이 알고싶다면 본편을 구해서 보시라는..)

 

 

2009년 8월 25일 화요일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003)


 

          츠네오, 눈 감아봐. 뭐가 보여?
          아무것도. 깜깜해.
          거기가 옛날에 내가 살던 곳이야. 깊고 깊은 바닷속. 난 거기서 헤엄쳐 나왔어.
          그곳은 빛도 소리도 없고, 바람도 안 불고 비도 안 와.
          정적만이 있을 뿐이지.
          별로 외롭지는 않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냥 천천히 시간이 흐를 뿐이지.
          난 두 번 다시 거기로 돌아가진 못할 거야.
          언젠가 네가 사라지고 나면 난 길 잃은 조개껍질처럼
          혼자 깊은 해저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
          데굴데굴. 데굴데굴. 데굴데굴....
          그것도 그런대로 나쁘진 않아.


 
 




우리는 모두 조제이자 츠네오다. 아니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조제이고, 그는 츠네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분명하지. 너도, 나도, 이름을 모르는 수많은 다른 이들도 조제가 그랬듯, 쿵, 다이빙하듯이 매일 삶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거.

 

쿵.     쿵.  

 

'곤두박질'이란 단어가 주는 처참한 기분은 아니다. 어차피 내 안의 장애와 부족함들 중 몇은 내 힘으론 절대 극복되지 않는다. 잘 알고 있다.
그 깜깜하기만 한 곳에서 그를 만나 조금 헤엄쳐올라온 것.
그걸 두고 누군가는 "연애"라 하고 누군가는 "성장"이란 이름을 붙인다.
연애, 성장. 무엇이 되었든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은 꼭 겪는 과정을 통과하는 어린 연인 앞에서 가슴이 서늘해진 건, 그 안에 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걸 할 때 가졌던 마음. 오래도록 끝 중(中)에 있었던, 얼핏 잔잔했지만 분명 긴 떨림으로 울고 있었던 그 마음이 너무나 생생히 살아났기 때문이었다.

 


"난 부족해. 네가 채워줘." ‥‥ 내 사랑에 대한 쓴 반성.


처음엔 숨기려 무진장 애를 쓴다. 다리가 불편하다고 내 모든게 모자라다고 생각하진 않을까... 책에서 봤던 오존이니, 화학이니 이야기를 술술 해대며 기선을 제압하자.
완벽한 것이 매력적이라는 무생물적 가치는 그렇게 자꾸 나를 위장하게 만든다.
사실 세상에 '완벽한' 것이 어디 있으며 그리하여 아름다운 것이란 좌우대칭의 극인 타지마할 정도일 뿐이다. 허나 그 타지마할의 잔혹한 비화가 없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결국, 집 앞에 온 그의 전화에 허겁지겁 화장을 하고, 눈을 마주칠 때면 눈꼬리가 말리게 배시시 웃어대며, 내 커리어와 가치관에 꿀 살짝 발라 이야기 하는 건, 정말 닿고 싶은 마음 바깥에 한 겹, 두 겹 쌓이는 철문과도 같은 것이다.
나는, 연애를 하면서도 너와 나는 독립된 개체이며, 따라서 각자의 삶을 영위하자고 소리높였다. 내 치부는 결코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어두운 마음과 아픈 기억도 차마 물어보지 못했다.
가장 나누고픈 마음들을 그렇게 묻어두려 했다. 두려워서.
내 부족함에 실망하지 않을까,  떠나가지 않을까, 부담 느끼지 않을까...

 

조제는 달랐다. 이기적이었다. 어쩌면 조제는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살면서, 다시는 이런 사랑을 못할지도 몰라"
우리가 구태의연한 연애에 빠질 때마다 매번 눈을 빛내며 하는 그 생각 말이다.
조제는 솔직했다. 휠체어를 사자는 츠네오는 "언젠가는 나도 늙어"라고 했지만, 조제는 그 날은 오지 않을 것임을, 아니, 그날이 왔을 때 두 사람은 함께 있지 않을 것임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온 존재를 그의 등에 실었던 것이다.

 

생에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그렇게 온 존재를 맡기고, 세상에서 내가 제일 두려워하는 호랑이도 함께 보는, 그런 사랑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고 싶었는데......

 


데굴 데굴. 데굴 데굴... 그런대로 나쁘진 않아 ‥‥ 이별 그 후.

 

당연히도 두 사람은 헤어진다. 어차피 모든 사랑은 끝이 난다. 과격한가? 단어를 바꿔보자. 모든 연애는 종국에는 끝나게 되어 있다.

츠네오가 조제의 통째 영혼을 감당하기가 버거워서 일 수도 있고,
우연히 다시 만난 옛 연인 때문일 수도 있고,
츠네오의 말처럼, 그저 그가 도망쳐 나온 것일 수도 있고,
다만 시간이 흘렀기 때문일 수도 있다.

 

원래는 [키미코]인 조제가 자신의 이름을 직접 따온 사강의 소설에 이런 구절이 있다.

 

언젠간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거야. 베르나르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다시 고독해지고 그냥 흘러간 1년의 세월이 있을 뿐이야.

 

이별 그 후, 그의  등에서 내려온 조제는 전동 휠체어를 산다. 그리고 햇살 가득한 낮에 시장을 보러간다. 신새벽에 칼을 쥐고 유모차에 숨어 산책을 했던 조제가 아니다. 그 곳에서는 이미 헤엄쳐 나왔다.
약간의 빛, 약간의 소리, 약간의 바람, 약간의 비까지.
조제는 츠네오와 경험했고, 손잡아주었던 그가 사라진 뒤 길 잃은 조개껍질이 되었다.

 

Last Scene은 부엌에서 생선을 굽는 조제의 뒷모습이다.
철망에 작은 고기를 정성스레 구워 접시에 옮겨담은 조제의 뒷모습은 쿵, 소리와 함께 화면에서 사라진다.
다이빙을 한 것이다.
그녀가 사라진 부엌만이 덩그라니 남은 화면에 조제의 팔이 쑥 올라와 생선접시를 내린다. 그리곤 슥. 슥. 기어가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나는 그 장면이 너무 슬퍼서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는 내내 눈물이 났다.
전동 휠체어나 좋아했던 생선을 구워먹는다는 사실이나 햇살 받아 길을 나서는 데에서 찾을 수 있는 희망을 못 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랑이 끝나고 조제도 나도.. 다시.. 다이빙하며 살고 있구나.
이제 저 아래에 츠네오는 없구나. 그녀가 기어가는 소리는 차라리 데굴 데굴. 데굴 데굴. 조개 껍데기가 해저의 모래와 맞부딪히는 소리로 들렸다.
이별 그 후. 그의 부재와 다시 쿵, 떨어지는 내 삶은 쓸쓸하기 이를 데 없구나.. 하며 나는 울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건 조제의 말대로, 그건 그런 대로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매일 같이 다이빙을 하고, 그는 사라졌어도
한 뼘, 혹은 두 뼘 헤엄쳐 올라온 그 성장으로 조금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그건 정말 그리 나쁘진 않고, 나는 오늘도 데굴 데굴 구르며 살고 있다.
데굴 데굴. 데굴 데굴....


 




 


 
 
네이버 영화 리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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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그리울 사랑의 기억 잊혀지질 않아 그 겨울, 바닷가...
#조제와 나의 추억의 한장면
 
츠네오의 생각은 이런 감정이지 않았을까?
 
"어떤 여자를 사랑했어요. 섹스를 하고 이야기를 하고 눈을 바라보고..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이 아까워 지지가 않게 되죠.
그리고 이 여자에게 사랑하다고 말하게 돼요.
시간이 지나면 난 이 여자가 부모님같고, 형제같고, 친구같고, 이 여자가 나의 모든것이 될 수는 없지만, 세상 누구 보다도 이 여자가 걱정이 되기 시작해요.
 
어떻게 해서든 이 여자가 행복하고, 더욱더 똑똑해지고 무조건 잘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너무 걱정이 되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아플까봐, 사람들한테 인정받는 사람이 되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할까봐 너무 걱정이 돼요.
그렇게 점점 내 사랑은 그녀에 대한 걱정으로 바뀌게 돼요.
 
그리고 그런 감정들은 절 점점 더 억누르죠. 시간이 지나고, 오래된 연인들에게 생기는 그런 흔한 문제점들과 이 여자에 대한 걱정들로 전 숨을 쉴수가 없게 돼요.
결국은 전 이런 모든것을 이기지 못하고 그녀와 헤어져요. 이젠 더 상 그녈 사랑할 힘이 남아 있지않다고 결정을 내려요.
 
이기적이지만 저에겐 정말 커다란 힘든 결정이죠. 어쩌면 사랑하는게 아니였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난 그녀와 헤어져요. 그녀와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 눈물이 나요.
너무 걱정이 되서요. 내가 그동안 옆에서 얼마나 잘해주었는지,그녀가 날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너무도 잘알고 있는데, 힘들어 할 그녀를 생각하면 눈물이 멈추질 않죠.
그녀도 언젠간 혼자 잘 살테죠. 저도 언젠간 잘 살거구요.
 
하지만 그녀가 보고싶어도 이젠 볼 수가 없을거예요.
그녀가 잘 살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을거고, 또다시 하나씩 걱정 되고 슬픈건, 내가 없으면 또다시 시작할 그녀의 나쁜 습관들이 생각이 나고, 내가 없으면 그녀가 어떻게 되어버릴지 뻔히 보이는.. 또 그런 뻔한 사실을 알고 있는 내 자신.. 그녀에게 도망치는 기분, 그녈 버리는 기분, 그녀를 걱정한다면서 그녀를 제일 슬프게 만드는게 내 자신이라는 사실들... 이기적인 내 자신.. 그런데 왜 그녀를 다시 만나지 않는지는 내 자신도 알 수가 없어요.
 
지금은 설명을 못하겠어요. 어쩌면 난 다시 그녀에게 돌아 갈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면 난 언젠가 다시 그녀를 버리고 그녀를 또 힘들게 할게 뻔해요. 그래서 난 그녀에게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이젠 사랑한다고 말하지도 못해요. 난 그녀를 버렸으니까요. 하지만 난 아직도 그녀가 걱정이 되고,생각이 나면 눈물이 나죠.


 

 

또 다른 리뷰


 

무지개 여신(2006, Rainbow Song), 러브레터에 이은 이와이 슌지 감독의 순애보

때때로 누군가 사랑이 뭐냐고 물어보는 말에 나는 곧 잘 사랑은 사랑이지- 라고 대답한다.

정의내리고 구분짓기에는 너무나 많은 형태와 무게로 곳곳에 널려있는게 사랑이므로,

사랑은 그저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게 전부다.

 

짝사랑도 사랑이고 극단적으로 격렬한 사랑도 사랑이다.

이해할 수는 없을 지언정 사랑에는 틀린 것이 없다.

 

<무지개 여신>은 참 젊은 영화다.

투명하고 건강한 사랑을 영화 전체가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키시다는 요령없지만 눈이 부시고, 아오이는 수줍지만 따뜻하다.

아오이의 마음을 깨닫지 못하는 키시다가 언듯 답답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게 바로 <무지개 여신>의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 스포일러 있습니다.

 

 

인연이 닿기는 닿았는데 그 형성 된 관계에 뭐 하나 정확하게 찍어주고 가지를 않는다.

친구라기에는 거리감이 있고, 그냥 아는 사이라고 하기에는 또 가깝다.

 

아오이가 키시다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등을 떠밀어 주기나 하고, 러브레터를 대신 써주는 등.. 소극적이다.

답답하고 안쓰럽고 바보같다.

키시다는 취한 기운의 농담으로 상처가 될 말이나 내뱉는다.

(언뜻 보기에 잘 반하고, 잘 차이는 가벼운 남자로 보이기도 한다.)

훗날을 생각해봐도- 자신의 꿈에 열정적인 아오이와 목표 없어 보이는 키시다는 차이가 난다.
이 모자란 남자의 어디가 어떻게 좋은거야! 하고 솔직히 아오이가 아깝네~ 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불확실한 관계.

일방적인 마음.

 

영화 속에서 우리가 본 그 "이상한 무지개" 가 떠오른다.

뭐 저래? 이상하다.

아니, 그런데 사실은 예쁘다.

따뜻하고 또 곱다.

 

 

영화는 이야기 내내 아오이의 마음을 그 예쁜 화면에 옮겨 담았다.

키시다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단지 마지막의 마지막에 깨달을 뿐.

하얀 금붕어를 잡고 싶었지만 눈이 보이지 않아 그러지 못한 카나 처럼,

키시다 역시 눈치채지 못한 아오이의 마음을 껴안아 줄 수 없다.

 

이 안타까운 마음의 절정은 역시 <무지개 여신 - 지구 최후의 날>

 

"끝난 것은 나 혼자였다."

 

이 의미심장한 한 마디가 마음을 절절하게 한다.

또 한편으로는- 그녀가 시작해서 혼자 끌어안고 있었으므로

혼자 끝나버린 것이 당연하다는 냉정한 생각도 든다.

 

키시다가 아오이의 마음을 눈치 챘건, 채지 못했건간에

선택권이 없었음은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배터리가 없어 꺼져버린 핸드폰이 정말 "끝났다"라는 생각을 들게 한

마지막 장면이 묘하게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만들어 봤던 1人 으로써 <무지개 여신> 속의 장치들은

공감하며 웃을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학생 영화이기 때문에 배우 구하기가 힘들어 어른의 역할을 곧 잘 주변인에게

부탁하고는 했는데, 정말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동기들이

나이 먹은 아저씨/아주머니를 연기한다던가.

내가 다녔던 학교는 필름 지원이 되었기 때문에 필름값 걱정은 하지 않았었지만,

촬영 때문에 1만엔에 흔들렸던 아오이의 마음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물론, 그녀 만큼의 뜨거운 열정이 없었던 것이 그 시절 최고의 후회스러움으로 남았지만

그래서 그런지 그냥 영화를 보는 내내 아오이의 마음이 나에게도 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네이버 영화 리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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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여신을 보는 내내 잔잔한 마음이 들었고,

아오이의 속앓이가 내게도 전해져 올땐 정말 울컥했다.

아오이의 첫, 그리고 마지막 영화..

The end of the world를 볼 때는, 정말이지.. 뭉클했다.

 

키시다와 아오이가 이뤄졌다면 좋았을텐데 말이지.

2009년 8월 18일 화요일

가슴을 울리게 하는 영화, 노트북


17살 내 전부를 흔들어 버린 그녀...

노아는 카니발에서 활달하고 천진난만한 앨리의 웃음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두 사람은 빠른 속도로 서로에게 빠져들고 전부를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을 한다.

그러나 신분 차이로 인한 집안의 반대로 두 사람은 이별을 하게 되고, 갑자기 일어난 전쟁은 더욱 확실하게 두 사람간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렸다.

그렇게 7년이란 시간은 지나간다.

 24살이 되어서도 그녀는 여전히 나의 전부였고...

우연히 신문에서 노아의 소식을 접한 앨리는 그를 찾아 나선다.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잊을 수 없었던 두 사람은 다시 만났지만, 서로가 처한 현실에 더 가슴 아프다.

앨리에게는 약혼자가 있었고, 잊을 수 없는 첫사랑과 현실 앞에서 그녀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나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녀와 함께 하고 싶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앨리는 큰 병을 앓으면서 점점 모든 기억을 잃어간다.

그녀가 세상의 전부였던 노아는 두 사람의 추억이 담긴 일기장을 남겨둔다.

그녀만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위해...


신분의 차로 헤어진 남녀가 7년이 지나 재회하면서 다시 서로에게 빠져드는 내용의 로맨스 드라마

어떻게 보면 소재는 진부할지 모르지만..이영화는 첫사랑을...그리고...영원한 사랑을...

아주 아름답게 그려주고 있었다..

아름다운 선셋과 함께 나오는 할아버지의 감동적인 말부터 시작된다...

"난 비록  죽으면 쉽게 잊혀질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내 영혼을 바쳐 한여자를 사랑했으니..내 인생은 성공한 인생입니다..."

 

 기억을 매일같이 읽어주는 나의 영원한 사랑...

나를 기억못하는 당신일지라도..아주 잠깐만..나를기억해준다면..그것이 행복인..그..

1940년대 초 미국 남부출신인 그의 장인이 방학을 맞아 잠시 내려온 한 소녀에게 반해 시작된 뜨거운 사랑이 평생 서로의 존재만을 위해 살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영원한 사랑을 이룬 실제 이야기를 소설로 옮긴 것이라고 한다...

 

"넌 무엇을 원해?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가 한번 생각을 해봐..."

항상 부모님의 뜻에 따라 삶을 결정한 그녀에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살게 해준 그...

그가 그녀에게 선택이란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를 선택하게 되었고..

꿈같은 아름다운 사랑을 하게된다..

 

"최고의 사랑은 서로의 영혼을 일깨워주는것이고 진실해 지는것이겠지..

가슴에서 일어나는 열정은 마음에 평화를 가지고와 ...

내가...너에게...주고 싶은 것이지...

사랑해..."

 


그녀와의 약속을 위해...하얀집을 짓고....그녀를 기다리고...

그녀는 7년동안 그를 가슴에 품고 있었던 것을 소리쳐 묻는다...

첫사랑....

"당신 생각에는 우리의 사랑이

기적을 만들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그들은...사랑의 기적을 만들었다..그것은 억지로 만들어 낸것이 아니라 ..

진정 그들이 ...서로를 원하고.,..영혼을 일깨워주는...아름다운 사랑을 했기에 가능한것이였다..

그리고 그 기적은 마지막 가는 그 순간 까지 두 손을 꼭 잡고 행복한 얼굴로 행복한 기억속에서

떠날수 있게 만들어 준것은 아니였을까?

 

첫사랑...

나도 누군가의 가슴속에서는 아련하게 첫사랑으로 남아 있을것이고..

나의 가슴속에서도 한 남자는 소중한 첫사랑의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다..

어느새..첫사랑때문에 울고 웃고..힘들었던 지난 시절들이 그리워졌었다...

비록 나에게는 추억으로 남아있지만..추억이 있다는것으로 값질수 있게 해준 영화...

그리고 또 사랑하고픈...

완전한 사랑을 하여...,.울고.,.웃고..행복하게..같은날 같이 생을 마감하는..

그런 꿈결같은 사랑도 하고 싶다는 예쁜 꿈도 가지게 해주는 감동의 로맨스였다..

 

끝이 있어서 더욱 빛날수 있었던 영화...

그리고 그 끝을 같이 했기에 마음이 행복해진 영화....

그리고 내가 원하는 꿈을 이루어준 영화..

위대한 사랑의 약속...아름답다...

 

 

 

 
- 네이버 영화 리뷰 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영화 초반에서의 노아의 대사가..
 
"나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진실한 사랑을 했으니 후회 없습니다."

2009년 8월 17일 월요일

영화 ...ing 중에서

 

받는 만큼 주고, 주는만큼 또 받기를 원하고.

진짜 사랑은 그런게 아니야.

그냥 주기만 해도 좋고, 받는게 없어도 행복한거고.

내가 볼때 사랑은 말이야, 이런거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비오는 날 교통사고로 죽었어. 그 후로 난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그 사람을 생각하면서 교통정리를 하는거지.

하루도 빠짐없이, 비오는 날은 막 울면서.

어쨌든, 난 절대로 운명적으로 만나서 뜨겁게 사랑할거야.

...

온갖 장애를 뛰어넘는 불멸의 사랑을 할거야.

부모의 반대도, 국경도, 죽음도 갈라

놓지 못하는 그런 사랑.